1. 신경성 치통: 삼차신경통이 만드는 착각
많은 사람들이 충치나 잇몸 질환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극심한 치통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통증은 치과 X-ray나 육안 검사로는 이상이 전혀 발견되지 않기 때문에, 환자도 치과의사도 원인을 찾지 못한 채
당혹감을 겪게 된다. 이럴 때 가장 먼저 의심해야 할 비치과적 원인이 바로 **삼차신경통(Trigeminal Neuralgia)**이다.
삼차신경은 안면의 감각을 담당하는 주요 말초신경 중 하나로, 이 신경에 염증이나 압박이 생기면 이가 쑤시고 찌르는 듯한 통증이 발생한다. 이 통증은 번개가 치듯 순간적으로 나타나며, 이를 닦거나 음식을 씹을 때 극심해지는 특징이 있다. 많은 환자들이 이 통증을 어금니 통증으로 착각해 치과를 찾지만, 실제로는 치아에 문제가 없다. 삼차신경통은 일반 치통과는 통증 양상이 다르기 때문에, 반복적이고 국소적인 통증이 있다면 신경과 진료를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2. 턱관절(TMJ) 문제: 저작근의 과도한 긴장
충치가 없는데도 이가 뻐근하고 씹을 때 통증이 느껴진다면,
턱관절 장애(Temporomandibular Joint Dysfunction, TMJ) 를 의심해볼 수 있다.
턱관절은 두개골과 아래턱을 연결하는 관절로, 말을 하거나 음식을 씹을 때 계속해서 사용된다. 이 관절에 이상이 생기면
턱 주변 근육들이 과하게 긴장하여 염증이 발생하고 통증이 생기게 된다. 특히 저작근(씹는 근육)의 경직은 어금니나 앞니에
통증을 전달하는 착각을 일으키기도 한다. 이 통증은 일반적인 치통처럼 특정 부위의 충치 때문이 아니라, 근육의 연쇄 반응으로
인해 생기는 경우가 많다. 턱의 통증 완화를 위해 집에서 온찜질을 하거나 가까운 치과에서 근육 이완제 처방을 받을 수 있다.
턱을 벌릴 때 '딸깍' 소리가 나거나, 턱이 한쪽으로 쏠리는 경우에도 턱관절 장애를 의심할 수 있으며,
자주 이갈이하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때 증상이 악화된다.
턱관절 문제는 물리치료나 생활 습관 개선을 통해 관리할 수 있으므로, 치아가 아닌 턱과 근육에 집중한 진단이 필요하다.
3. 부비동염(축농증): 상악 통증의 숨겨진 원인
부비동염(Sinusitis), 특히 상악동염은 윗니 통증의 숨은 원인으로 자주 언급된다.
부비동은 코 주변에 있는 공기 주머니로, 이곳에 염증이 생기면 압박감과 통증이 발생하며 이는 인접한 윗니로 통증이 퍼질 수 있다. 일반적으로 상악동은 제1, 2대구치(어금니)와 매우 가까운 위치에 있기 때문에, 염증이나 체액이 고이면 해당 부위 치아에 통증을
유발하는 듯한 착각을 줄 수 있다. 이 통증은 치과 치료로는 전혀 개선되지 않으며, 누웠을 때 심해지고 고개를 숙이면 더 뚜렷하게 느껴지는 특징이 있다. 충치가 없음에도 윗니 전체가 욱신거리거나 시큰거리면, 반드시 이비인후과를 방문하여 부비동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코막힘, 콧물, 두통이 동반된다면 치아보다는 상악동의 염증을 의심하는 것이 훨씬 정확하다.
이러한 통증은 항생제나 비강 스프레이로 치료될 수 있으며, 간혹 수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4. 심리적 요인과 스트레스가 유발하는 치통 착각
최근에는 정신적 스트레스나 우울, 불안 같은 심리적 요인이 구강 통증을 유발하는 사례가 점점 늘고 있다. 특히 스트레스성 이갈이(브럭시즘), 치아 악물기 습관, 불안장애는 턱과 얼굴 근육의 긴장을 지속시키며 통증을 발생시킨다. 이 경우 통증은 매우 광범위하고 애매하게 나타나며, "이가 아픈 것 같은데 아프지 않", **"무언가 불편한데 원인을 모르겠다"**는 식으로 표현된다. 또한 일부 환자들은 이를 계속 신경 쓰는 과정에서 통증 과민 반응(hyperalgesia) 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런 통증은 치과적 치료로는 전혀
개선되지 않고 오히려 더욱 예민해질 수 있다. 때로는 구강 작열감 증후군처럼 구강 내에 화끈거림이나 뜨거운 느낌만 있는 경우도
있다. 이럴 땐 구강 내 물리적 손상이 아니라, 뇌가 통증을 잘못 해석하고 있는 신경계 감각 왜곡의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스트레스 관리, 상담 치료, 약물 치료를 통해 이런 통증을 완화할 수 있다.
충치도 없고 잇몸도 멀쩡한데도 치통이 지속된다면, 무조건 치과만을 고집해서는 안 됩니다.
오늘 살펴본 것처럼 삼차신경통, 턱관절 문제, 부비동염, 심리적 요인 등 다양한 비치과적 원인이 존재합니다.
만약 여러 치과를 다녀도 원인을 찾지 못했다면, 신경과, 이비인후과, 심리상담 등 다른 전문과와의 협진을 고려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잘못된 자기 진단은 고통을 장기화시키며 삶의 질을 급격히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치통이 단순히 이의 문제가 아닐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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